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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에 동정심 유발이 왜 필요해?

칼럼

by 13CM 2023. 8. 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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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토론에서 가장 싫어하는 건 감정에 호소하는 주장이다. 논리가 주체가 되어야 할 토론에서 감정에 호소하고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은 그저 갓난아이의 울음과도 같다.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기보단 공감으로 여론을 잡는 행위는 정치판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다. 그것이 사회적 재난상황 일지라도 말이다.

 

"국민들의 두려움의 증거다" , "아이들도 목소리를 내고있다" ,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다"

 

나도 어릴때부터 정치적인 성향을 강압적으로 심어놓는 교육을 받으면서 컸다. 어릴 땐 그게 전부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어 그냥 그런 줄 아는 거다. 전쟁국가에서 자주 쓰는 방법이다. 아이들에게 혐오를 정당화하도록 세뇌시킨다. 일본이 나쁜 놈이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통일을 무조건 해야 된다고 해서 해야 되는 줄 알았다. 우파는 나쁜 새끼들이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내가 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그렇게 혐오할 대상의 방향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누가 옳은지는 상대적인 것이며 그것을 정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진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과거에 겪지도 않은 일들까지 들먹이면서 혐오를 후세대에 물려줘야 하는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간담회에 어린 아이들을 대려다 놓은 것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어린아이들을 대려놓고 부모님이 시킨 대로 대본을 줄줄 읊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괴담이 퍼졌을 때랑 지구 온난화 설이 퍼졌을 때처럼 포스터를 만들게 하고 글짓기 대회를 하게 하는 것처럼 어른들의 인식을 강요하고 있다. 역으로 아이들에게 후쿠시마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포스터를 그리게 해서 찬성한다고 해서 그것이 근거가 된 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어린애들이 주장하는 것은 결국 부모의 가치관과 정치성향일뿐이다. 투표권이 괜히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이 세워지기 전엔 강제로 누군가가 개입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어린애까지 불러들여서 정치공세를 펼치는 이유가 궁금하다. 단순히 정치적인 승리를 원한다면 그렇게 위험하다고 주장하던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게끔 두는 게 더 유리할 텐데 말이다. 만약 방류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민심은 다시 왼쪽으로 기울게 되어있다. 이렇게 까지 정치에 이용해 먹겠다는 티를 팍팍 내면서 까지 승리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본인들이 말하는 정의는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아니면 오염수를 방류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전부터 최대한 공포심을 유발해 여론을 휘어잡고 싶은 것일까? 국가적인 재난이라고 겁을 줘놓고 그런 상황에서 정치공세를 펼치는 게 그리 탐탁지 않다.

 

이제는 인터넷도 정보도 너무나 발전해 버렸다. 시대가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객관적이게 변할 것이다. 추후에 ai시대가 도래한다면 동정여론은 사라질 것이다. 모든 것이 수치와 데이터로 판단될 것이다. 만약 그때가 온다면 어떤 공세를 펼칠 것이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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